벌써 11월 입니다.
공원길에 떨어저 있는 낙엽을 밟으며
늦은 가을이 되면 항상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구르몽의 '시몬, 너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落 葉 / 구르몽
시몬..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너무나도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글프다.
바람이 불면 낙엽은 속삭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오라.. 우리도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나무 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
이끼며 돌이며 오솔길을 덮은 낙엽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상냥하고, 모습은 쓸쓸해
덧없이 낙엽은 버려져 땅 위에 딩군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저녁 나절 낙엽의 모습은 쓸쓸해
바람에 불릴 때, 낙엽은 속삭이듯 소리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서로 몸을 의지하리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
서로 몸을 의지하리 이미 밤은 깊고 바람이 몸에 차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프랑스의 소설가·시인·극작가·문예평론가인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의 시.
저자 : 레미 드 구르몽 장르 : 시 발표 : 1892년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1892년 간행된 레미 드 구르몽의 시집 《시몬 La Simone》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은 레미 드 구르몽이 34세 때에 출판한 것으로, 작가 특유의 독특한 감각과 상상으로 부조된 '시몬'이란 여성에 대한 깊고 강렬한 애정이 담긴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시의 형식은 내재율을 지닌 자유시이며, 지성과 관능이 미묘하게 융합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낭만적 서정시이다. 가을 낙엽을 시의 제재로 삼아 인생에 대한 단상을 상징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시의 첫구절에서 청유형 어미를 활용해 상징적인 여성인 '시몬'에게 가을숲으로 가자고 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라는 표현을 후렴구처럼 반복 사용함으로써, 시에 전체적인 통일성과 음악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묘한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 같은 반복기법은 '시몬'이라는 여성에 대한 작가의 간절한 동경을 더욱 심화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이 시는 1889년 문예지 《메르퀴르 드 프랑스 Mercure de France》를 창간해 상징주의를 옹호하는 비평과 미학이론을 발표해 뛰어난 업적을 남긴 레미 드 구르몽의 대표적인 상징시로 오늘날에도 전세계적으로 널리 애송된다
낙엽 떨어진 가을 길을 달리는 사람,
말을 타고 즐기는 사람들.
구르몽 Gourmont, Remy de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평론가. 1884년에 파리
국립 도서관의 사서가 되었으나, 발표한 글이
문제가 되어 면직당하고, 1889년 상징파 잡지
'메르퀴르 드 프랑스'를 창간하여 비평과 미학에
커다란 공적을 남겼다.
26세 때 낭창에 걸려 얼굴이 추해지자 서재에 묻혀서 살았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시, 소설, 평론을 썼으며,
대표적인 상징시 '낙엽'은 전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다.
저서로는 '프랑스어의 미학' '문학 산책''철학 산책' 등이 있다.
가을은 天高馬肥의 계절
말들도 마음껏 살쩌 있습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려니,,,
낙엽 밟는 소리가
깊어 가는 이 가을에 우리의 심령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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