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갈대의 계절이자
미국 콜로라도의 레드 락 처럼 황량한 가을입니다.
이제 낙엽지는 가을을 조용히 보내고
황량한 겨울도 맞이해야겠지요.
콜로라도 '레드 락'의 가을 풍경
11월
오세영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을 꽃자리
제 있을 잎자리
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
상강(霜降).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
맨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통곡한다.
시들어 썩기보다
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 그의
인동(忍冬),
갈대는
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
몸을 눕힐 때
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
해를 받든다.
가을의 마지막 달 11월입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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