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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정 오는정

추억이란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낙엽깔린 오솔길

 

 

 

 

 

추억이란 말에서는 (이향아)

 

 

 

추억이란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가을 청무우밭 지나서

상수리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그립다는 말이다

 

지나간 일이여

지나가서 남은 것이 없는 일이여

노을은 가슴속 애물처럼 타오르고

저녁 들판 낮게 깔린 밥짖는 연기

 

추억이란 말에는

열손가락 찡한 이슬이 묻어있다.

 

 

 

억새숲 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