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도 발자국을
미국의 학교에서 놀라운 일들 하나는 자신의 문제를 아무 부담없이 가릴 줄 모르고 과감하게 표현하는 열린
마음이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어머니에게 보이 프렌드가 생겼거든요."
우리야 묻어두고 싶은 내용이다. 혹 남아 알면 어떻하나 쉬쉬할 것을 이들은 쉽게 오픈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 얻은 답은 동서양의 인식의 차이라는 것이었다. 즉 동양은 집단주의요. 서양은 개인주의였다.
한국인 즉 동영의 경우 내가 지금하는 말과 행동의 결과 하나 하나는 나만 아니라 가족 내지 가문과 사회에 까지
미친다는 것이고, 서양의 경우 자랑도 창피도 나 자신으로 끝나는 것이다. 동양은 형제 친척 심지어 동창
동향까지도 광범위하게 그 끈이 연결되어 있는 대신 서양은 그냥 점으로 된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민와서 살면서 나의 문화를 고집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내것을 다 줘버리는 것도 결코 옳지 못한 것이다.
국 냄비 지혜를 아는가. 미국은 합중국이다. 여러 민족이 모여서 하나의 문화로 나가는 것이다. 그러한 것을
국 냄비라 한다. 여러 다른 재료들이 모여서 얼큰한 국맛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국에 고추로는
고추로서의 자기 고유 맛을 지킬 줄 알아야 하고 마늘 맛은 마늘의 고유의 맛을 낼 줄 알아야 바른 국맛이 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국을 위해 내 고유의 맛을 잃어버란다면 무슨 국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사람들은 세상 어느
사람도 따를 수 없는 고유의 성격과 문화 그리고 정서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 다 없애고 미합중국에
동화하자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위대한 사람의 생애는/ 한결같이 우리들에게 생각케 하는도다/ 우리도 우리의 생애를 숭고하게
할 수 있고/ 이 세상 떠날 땐/ 우리들 뒤에 시간이라는 모래밭 위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시인 롱펠로우의 시 한 구절이다.
우린 위대하지는 못해도 이 땅에 한 세대의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다. 이 더위 속에 세탁소에서 그리고
열악한 환경의 소매상에서 직장에서 땀 흘리며 살아가는 것이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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