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메뉴에 속지 않는 7가지 비결
[김성휘기자 sunnykim@]
[가격 숨기고 `인기` 스티커 붙으면 주문 증가…美 요리학원서 가르쳐]
당신은 낯선 레스토랑에 왔다.
데이트 때문이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메뉴를 찾기 어렵다.
상대방이야 어떻든 메뉴판을 뒤져서 먹고 싶은 것을 찾아내야 할까.
아니면 초조해진 나머지 `쉐프 추천`을 주문해야 할까.
혹시 그 메뉴판에 당신 입맛보다 식당 이익을 극대화하는 트릭이 숨어 있다면.
메뉴판에 숨겨진 트릭을 간파하는 법 7가지를 미국 CBS머니워치가 소개했다.
좋게 말하면 넛지(nudge),나쁘게 보면 일종의 속임수인데 그 원칙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메뉴에도 등급 있다= 메뉴 트릭의 전제는 철저히 식당 입장에서 돈이 되는 메뉴와
그렇지 않은 메뉴가 있다는 사실이다. 크게 4등급이다.
1등급 `스타`는 만들기 쉬우면서 손님들이 비싼 값을 기꺼이 치르는 메뉴다.
`보드카 소스로 맛을 낸 펜네` 같은 식이다.
2등급은 `플로호스`(plowhorse·밭가는 말)이다.
스타 등급만큼 인기는 많지만 썩 남는 게 없는 메뉴다. 스테이크 종류다.
그 아래 등급 `퍼즐러`(puzzler)는 이윤은 많지만 팔기가 어려운 경우다.
스위트 브레드(허니 브레드)가 대표적이다. "겨우 식빵에 소스 뿌린 건데…"
손님 입장에선 먹고는 싶어도 바가지 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지막 4등급은 찾는 이도 없고 만들기도 어려운 최악의 메뉴다. `
도그`(dogs)라고 부른다. 이런 메뉴를 왜 메뉴판에 올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식당이 1등급 스타 또는 3등급 퍼즐러를 많이 팔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1. 제일 먼저 보여준다= 파스타, 리조또 등 종류별 구분 가운데
맨 위에 오른 것이 식당 입장에서 팔고자 하는 메뉴다.
또 메뉴를 처음 폈을 때 오른편 가운데쯤이 가장 시선을 받기 좋으므로
그곳에 싼 메뉴를 넣는다면 장사 마인드가 없는 셈이다.
2. 밑줄을 긋는다= `핫` `인기` 같은 스티커를 붙인 메뉴는 주문량이 급증한다.
푸짐해 보이는 사진도 효과 만점이다.
원가는 적고 비싸게 받기 쉬운 `치킨 윙`이 대표적이다.
3. 세트로 유혹한다= 맥도날드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버거 하나만 사려고 매장에 들어갔는데 콜라와 후렌치후라이까지 먹는다.
카운터 메뉴보드의 세트메뉴 유혹이 워낙 강렬하기 때문이다.
4. 눈에 안 띄게 숨긴다= 메뉴판 구석으로 밀린 요리들이 있다. `
해산물 콤보`처럼 손은 많이 가지만 남는 게 별로 없는 경우다.
메뉴 시베리아, 즉 시베리아처럼 척박한 오지로 유배된 메뉴다.
5. 진짜 가격을 숨긴다= 달러로 표시할 때 센트 단위는 `...`으로 나타낸 식당이 흔하다.
가격정보를 숨겨서 손님의 거부감을 줄이려는 것이다.
한국에선 메뉴 맨 아래의 `부가세(VAT) 10% 별도`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6. 싼 것이 비싸다= 어떤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라지,
스몰로 나눠 판다면 좀 더 싼 `스몰`을 고르기 쉽다. 하지만 그게 식당이 진짜 팔려고 하는 메뉴다.
이 때 라지와 스몰의 가격차는 실제 원가 차이와 비슷할 수 있기 때문이다.
7. 이름을 고쳐라= 명칭만 살짝 바꿔 비싸게 받는 경우다.
그냥 파스타보다 `홈메이드 웰빙 파스타`라고 하는 편이 팔기 쉽다.
또 개성 있는 메뉴이름을 개발하면 고유성을 인정받아 단골을 유치하게 된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쉐프나 지배인들이 이런 트릭을 요리학교에서 배운다는 점이다.
미국 정보기관과 자주 헷갈리는 아메리카요리학원(CIA)에선 `메뉴 엔지니어링`이란 주제로 이런 기법을 가르친다.
어느 CIA 졸업생의 노트엔 이렇게 써 있다: "메뉴는 식당의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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