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정 오는정
[4월의 시] 따스한 봄볕과 바람도 할머니에겐 고마운 선물이다 (할머니의 4월/전숙영 시인)
하이얀 뭉게구름
2014. 4. 2. 00:03
할미꽃이 생각나는 계절
미국 살면서도 이맘 때가 되면
고국의 산야에 피고지는 할미꽃이 생각납니다.
아직 여기 미국서는 할미꽃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없어서 못 찾았는지 있는데도 못 찾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할머니의 4월이란 시가 왠지 마음에 와 닿습니다.
변변한 돋보기 하나 없이 장터에서
장사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할머니의 4월
시장 한 귀퉁이
변변한 돋보기 없이도
따스한 봄볕
할머니의 눈이 되어주고 있다
땟물 든 전대 든든히 배를 감싸고
한 올 한 올 대바늘 지나간 자리마다
품이 넓어지는 스웨터
할머니의 웃음 옴실옴실 커져만 간다
함지박 속 산나물이 줄지 않아도
헝클어진 백발 귀밑이 간지러워도
여전히 볕이 있는 한
바람도 할머니에게는 고마운 선물이다
흙 위에 누운 산나물 돌아앉아 소망이 되니
꿈을 쪼개 새 빛을 짜는 실타래
함지박엔 토실토실 보름달이 내려앉고
별무리로 살아난 눈망울 동구밖 길 밝혀준다
(전숙영·시인, 전북 전주 출생)
콜로라도 로키마운틴
즐겁고 행복한 4월 되세요.
아직도 일교차가 심하니
감기도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