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정 오는정

추억이란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하이얀 뭉게구름 2011. 11. 27. 00:41

 

 

 

낙엽깔린 오솔길

 

 

 

 

 

추억이란 말에서는 (이향아)

 

 

 

추억이란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가을 청무우밭 지나서

상수리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그립다는 말이다

 

지나간 일이여

지나가서 남은 것이 없는 일이여

노을은 가슴속 애물처럼 타오르고

저녁 들판 낮게 깔린 밥짖는 연기

 

추억이란 말에는

열손가락 찡한 이슬이 묻어있다.

 

 

 

억새숲 오솔길